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라면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농심과 삼양식품 주가가 28일 2∼4% 하락했다. 가격 인하 발표 직후 불확실성 해소에 반짝 올랐던 주가가 본격적으로 실적 악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농심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76% 떨어진 40만원으로 마감했다. 주가는 전날 신라면과 새우깡 등에 대한 가격 인하를 발표한 뒤 전 거래일보다 3.96% 오른 42만원으로 장을 마쳤으나 하루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같은 날 라면 가격 인하를 밝힌 삼양식품 주가 역시 당일 전 거래일 대비 4.86% 상승한 11만원에 마감했으나 이날은 2.82% 떨어진 10만6900원으로 장이 끝났다.
두 업체의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실적 악화 가능성 때문이다. 가격 인하 발표 직후에는 정부 압박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올랐으나 다음 날부터는 영업 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는 모습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가격 인하를 반영하면 농심의 연간 매출액 전망치가 180억∼190억원 정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의 영업이익 추정치(연결 기준)는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2∼3%, 4∼5%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낸 보고서에서 “2010년 라면 업체의 가격 인하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곡물가와 환율이 떨어지는 속도가 상당히 더딘 반면에, 인건비와 물류비 등 여러 가지 비용의 상승세는 여전히 가파른 상황이다. 현시점에서의 제품 가격 인하는 음식료 업체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낮아진 시장 기대에 부합할 만한 실적을 보여주는 업체 주가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심과 삼양식품에 이어 이날 가격 인하를 발표한 오뚜기(-1.11%),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0.19%), 해태제과식품(0.17%)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하락하거나 상승 마감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정부의 가격 인하 당부 발언에 오리온과 농심 등 10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지난주 6.37% 하락(16일 대비 23일 종가 기준)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 내림 폭(2.12%)의 3배에 이른다. 씨제이(CJ) 씨지브이(CGV)의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그룹사인 씨제이제일제당 주가가 하락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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