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가 5월 전달보다 상승했다. 올들어 주춤했던 주담대 변동형 금리가 16일부터 다시 오를 전망이다.
15일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가 3.56%로 전달과 견줘 0.12%포인트 올랐다고 공시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달 대비 0.03%포인트 오른 3.76%,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0.05%포인트 오른 3.14%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당장 16일부터 5월 코픽스를 신규 대출 취급시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 들어 하락하던 코픽스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5월 코픽스는 지난 3월과 같은 수준이 됐다. 코픽스는 지난해 기준금리 급등기에 빠르게 상승했다가, 올해 들어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에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형 금리도 하단이 3% 후반대로 내려갔다.
코픽스의 오름세 전환은 코픽스의 구성 항목 중 하나인 금융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은 코로나19 기간 완화됐다가 6월 말부터 원상 복귀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맞추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만기 1년짜리 예·적금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4월28일 연 3.588%였으나 5월 말엔 3.81%까지 뛰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6월 이후에도 유동성커버리지비율을 맞추려면 은행채 발행 물량을 지금 정도 수준에서 유지해야할 것 같다”며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이 커 시장금리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는 한국은행의 메시지 또한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픽스는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 등 5대 은행과 에스시(SC)제일·한국씨티 등 외국계 은행, 그리고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금리와 금융채 금리 등이 포함된다. 은행 입장에선 일종의 원가인 셈이다.
대부분 은행들은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결정할 때 이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 최종금리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코픽스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도 오른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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