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중앙상선 주식 209억원어치를 백지신탁하기로 했다. 백지신탁은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다른 기관에 맡긴 뒤 매각하도록 한 제도다.
7일 금융위원회 설명을 들으면, 김소영 부위원장은 중앙상선 주식 전부를 백지신탁하기 위한 계약을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본인 명의로 비상장회사 중앙상선 주식 21만687주(지분율 29.26%)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주식의 평가액은 209억2354만원에 이른다. 중앙상선은 김 부위원장의 가족회사로, 공동 대표이사인 그의 형과 아버지가 각각 지분 59.05%와 7.85%를 들고 있다.
이번 결정은 인사혁신처에서 백지신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놓은 지 9개월 만이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등은 본인과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이 3천만원어치를 초과하는 경우 이를 팔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직무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는 김 부위원장이 보유한 중앙상선 주식에 대해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주식백지신탁심사위를 상대로 심사결정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최근 다시 백지신탁을 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지신탁으로 주식이 매각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은 수탁기관이 신탁계약이 체결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처분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