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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 53% 급감…14년 만에 ‘최대 폭’

등록 2023-05-17 16:44수정 2023-05-18 02:13

부산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52.75% 크게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낸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1분기 결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22곳의 영업이익은 25조1657억원(연결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2.75% 감소했다. 법인세 비용 등을 뺀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7.68%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폭은 1분기 기준으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2009년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폭은 각각 56.76%, 81.45%였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97조37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69%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률은 3.61%, 순이익률은 2.70%에 그쳤다.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14.85%로 지난해 말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개별 기준으로 보면 710개 상장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77.98%, 35.26% 줄었다. 정용택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한국전력공사 두 종목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한국의 수출 경기 부진을 보여주는 것이며, 한국전력공사의 이익 감소는 수입물가 부담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하더라도 올해 1분기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1년 전보다 37.34%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47.98% 큰 폭 줄었다.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상장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48.66%, 52.91%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도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1115곳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2.2%, 26.3% 감소했다.

상장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까지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연내 수출이 급격히 늘거나, 수입물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2분기에도 상장기업들의 이익 감소 폭이 축소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며 “상반기는 물론 올해 연간으로 봐도 기업들의 감익 폭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금융회사 42곳의 실적은 개선돼 눈길을 끌었다.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9.57%, 10.94% 늘었다. 특히 증권사 15곳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28.12%, 순이익은 41.98%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증시 호조세가 증권사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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