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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한국에서는 소비도 수출 영향을 받는다

등록 2023-05-15 05:00수정 2023-05-15 08:06

Weconomy | 공동락의 경제 스토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다. 맞는 말이다. 한 국가의 경제적인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총생산(GDP) 계정을 살펴보면 한국 경제의 높은 수출 의존도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코로나19 전후(2019∼2021년)로 국내총생산에서 민간최종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한국은 47.1%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현저하게 수치가 낮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출 지향적 국가일 것으로 보이는 일본은 54.2%, 전체 경제에서 소비가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진 미국은 67.4%를 기록했다. 유럽의 경우 영국과 프랑스의 민간소비 비중이 각각 62.2%, 53.4%에 달했고, 그나마 유로존 내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도 소비 비중은 50.6%였다.

한국 경제에서 이처럼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수출과 같은 교역 지표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민간소비와 함께 내수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설비투자에서도 기업들이 수출을 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중 역시 상당하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수출’이라고 표현해도 그리 과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은 소비도 수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지표나 수치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은 수출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느냐 여부에 따라 가계의 소비 역시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을 소비자심리지수 동향과 서로 대비할 경우 두 지표는 매우 유사한 궤적을 형성하며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 수출이 잘 이뤄지고 있을 때 가계가 소비하고자 하는 욕구도 상승하고, 반대로 수출이 부진하면 소비 심리 역시 위축된다는 의미다.

사실 한 국가의 소비와 수출은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변수다. 소비는 한 국가 내에서 소비자의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지만, 수출은 해당 국가를 제외한 다른 국가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출 증가율과 소비자심리지수는 굳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상관성이 높을 이유가 없다. 특히 가장 소비 지향적인 국가인 미국에 이러한 구도를 대입해 보면 두 변수 간의 독립성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수출 증가율과 가계의 소비 심리는 직관적으로도 그리 연결고리가 분명하지 않다.

반면 한국은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원래는 독립적인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정이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예를 들어 한국의 반도체나 자동차 기업들의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는 기사가 언론 매체들을 통해 전해졌을 때, 이를 접한 가계에서 한국 경제가 향후에 부진한 수출로 인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 소비 심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 앞서 언급된 국가뿐만 아니라 경제 규모나 소득이 유사한 국가(이탈리아·스페인·오스트레일리아) 중에서도 국내총생산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 다시 말하면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다른 국가들의 경우 관련성이 크지 않았던 수출과 소비 간의 높은 연관성에 대한 추론은 한국에서는 상당한 설득력을 지녔다고 하겠다.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 채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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