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대출 금리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장금리의 전반적인 하락세와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화긴축 기조 속에서도 예금·대출 금리 하락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은행 발표를 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32%로 전달보다 0.14%포인트 떨어졌다. 이로써 대출금리는 지난해 11월 5.64%에서 12월 5.56%로 내려온 이후 석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금리 등이 소폭 하락한데다, 은행들이 가산·우대 금리를 적극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영향을 미친 셈이다.
기업보다 가계 쪽 대출금리가 더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가계대출금리는 0.25%포인트 하락한 5.22%였다. 일반신용대출이 0.66%포인트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0.02%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안심전환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지난 1월 말 개시되면서 정책모기지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기업대출금리는 0.11%포인트 하락한 5.36%였다.
저축성수신금리는 3.54%로 전달보다 0.29%포인트 떨어졌다. 은행들의 예금 유치 경쟁이 느슨해진 데다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이로써 예금금리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전인 지난해 9월(3.38%) 수준에 근접했다.
예대금리차는 1.63%포인트에서 1.78%포인트로 확대됐다. 만기구조의 차이로 인해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정기예금 중 1년 미만 수신의 비중은 늘어난 반면, 전체 대출 중에서 1년 미만 비중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2월(1.81%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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