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실리콘밸리은행 점포. UPI/연합뉴스
미국 국채금리가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36년 만에 0.5%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부상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동결 또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하면서다.
13일(현지시각)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연 4.030%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0.558%포인트나 내렸다. 미 국채금리가 하루 만에 0.5%포인트 넘게 급락한 건 블랙먼데이(1987년 10월19일 뉴욕증권시장의 주가 대폭락 사건)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연준의 정책금리 변동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지난 9일 연 4.900%에서 실리콘밸리은행 폐쇄 소식이 전해진 10일 4.588%로 급락한데 이어 13일 재차 급락했다. 13일 장중에는 연 3.995%로 3%대까지 내려갔다. 거래일 기준으로 이틀 만에 무려 0.905%포인트나 하락했다.
글로벌 장기 시장금리 벤치마크 지표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13일 연 3.515%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9일 연 3.923%에서 10일 3.695%로 급락했다. 이날 10년물의 장중 최저 유통수익률은 연 3.418%다. 거래일 기준 이틀 만에 0.505%포인트 급락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 중소 지방은행 연쇄 파산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 회피 심리가 부상하면서 돈이 미국 국채로 몰려든데다 연준이 오는 22일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투자자 보고서에서 “다가오는 금융 안정성 위험에 대응해 연준이 3월 정책금리 결정 회의 때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여파로 이번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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