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아이에스에스(ISS)가 라임·디엘에프(DLF) 사모펀드 사태 등에 연루된 금융지주회사 경영진에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은 사외이사진의 연임에 반대를 표하고 나섰다. 오는 23∼24일 열리는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외이사 연임안이 안건으로 상정된 상태여서 아이에스에스의 권고가 주주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이에스에스는 최근 발표한 4대 금융지주 주총 안건 관련 보고서에서 주주들에게 신한·하나·우리금융 지주의 기존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고했다. 라임·디엘에프(DLF)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사태와 채용비리 사태 등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영진에 대해 기존 사외이사들이 ‘집단적 무대응(collective inaction)’으로 사실상 경영진에 면죄부를 줘 유임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한금융 보고서에서는 “조용병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처음 기소당했을 때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이사회가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하나금융 보고서에서는 함영주 회장이 디엘에프 사태로 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에 대해 취소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한 사실을 지적하며 “(사외이사들이) 법률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함 회장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는 데 찬성했다”고 했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인 정찬형 후보에 대해서도 라임과 디엘에프 사태로 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손태승 회장의 법적 리스크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취할 시간이 있었지만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연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3일, 케이비(KB)·우리·하나금융지주는 24일 주총을 연다. 신한은 기존 사외이사 10명 중 7명을 연임시키는 안을 안건으로 올린 상황이다. 케이비는 기존 사외이사 7명 중 3명, 하나는 8명 중 6명, 우리는 7명 중 1명(정찬형)의 연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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