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연일 상승해 15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주당 12만원)을 넘어섰다. 하이브와 카카오 사이에 엎치락뒤치락 해온 에스엠 인수전에 ‘공개매수 불발’ 변수가 새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지분 경쟁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에스엠 주가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오전에 12만원을 돌파한 뒤 장중 12만7900원까지 올랐다가 12만2600원(전일 대비 +4.97%)에 마감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마감 3월1일)를 시작한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지분을 최대 25%(595만1천826주)까지 추가 확보하겠다는 하이브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엠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로서는 현재 시가보다 낮은 12만원을 제시한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모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 이수만씨의 지분(14.8%) 인수로 단숨에 1대 주주 지위에 올라서지만, 이에 더해 공개매수를 통한 25%(목표 최대치) 추가지분 확보를 선언한 바 있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율을 40% 안팎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공개매수에 응하는 주식 수량이 적정 수량에 미달할 경우 하이브로서는 공개매수가를 더 높여서 재차 공개매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스엠 주가 급등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분명해지면 에스엠 유상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로 지분 9.05%를 확보하기로 한 카카오쪽이 이제 맞불 성격의 ‘대항 공개매수’를 선포하면서 추가 지분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런 국면이 전개되면 시장에서 에스엠 주가가 한층 더 뛰고 지분경쟁도 예측불허의 복잡한 구도로 접어들수 밖에 없다.
통상 공개매수가 시작되면 개인투자자는 보유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장외거래에 해당하는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양도차익의 22%를 세금으로 내야하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시장에서 판 물량은 1% 안팎의 차익거래를 노리는 기관들이 주로 사들인 뒤 시장가격을 봐가며 공개매수 응모 여부를 결정한다. 에스엠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큰 손’들(국민연금공단 8.96%, 컴투스 4.2%, 케이비(KB)자산운용 3.83%)이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참여할지, 또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인수전이 더 가열될 수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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