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에서 유로스톡스50 지수 선물 상장 기념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최근 국내 해외주식형 펀드 중 유럽 지역 수익률이 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이상 고온으로 유럽의 에너지 수급 문제가 예상보다 크지 않자 수익률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체 39개 유럽주식 공모펀드(총설정액 2644억원)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6.68%다.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해외주식형 펀드로 한정하면, 유럽주식 투자펀드들의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14.71%로 집계됐다.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3.28%보다 4배 이상 높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중국(12.26%), 베트남(3.40%)보다 높았으며, 지역별로 봐도 친디아(중국과 인도·13.32%), 브릭스(BRICS·11.80%), 아시아태평양(2.43%), 중남미(1.31%)보다 높았다.
반면 북미(-0.37%), 일본(-1.21%), 인도(-7.61%), 러시아(-7.02%), 브라질(-9.14%), 중화권(-10.47%) 등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도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종목 ‘타이거(TIGER) 유로스탁스레버리지(합성H)’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50.34%를 기록했다. ‘케이비스타(KBSTAR) 유로스탁스50(H)’는 24.97%, ‘타이거(TIGER) 유로스탁스(합성H)’는 24.15% 등으로 다른 상장지수펀드 역시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글로벌 통화 긴축 장기화로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있지만, 유럽 증시는 이처럼 예외적으로 활황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배경으로는 겨울철 이상 고온 현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야기한 에너지 부족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유럽 주식시장은 중앙은행 금리 인상에 민감한 정보기술 업종 등 성장주보다 소비재·금융주 등 가치주 비중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초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금리 인상의 충격으로 시가총액이 대거 증발해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지만, 유럽 증시는 상대적으로 금리 인상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 순매수 결제액(매수 결제금액-매도 결제금액)은 9484만달러로, 연간 유럽주식 순매수 결제액(2억583만달러)의 46.1%에 달했다. 연말에 매수 투자가 집중됐다는 얘기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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