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서울 시내 한 하나은행 영업점 창구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이 희망퇴직 철에 접어들면서 연초부터 주요 은행에서 수천명이 짐을 쌀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5대 은행(신한·케이비(KB)국민·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 중 마지막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고연령 직원들에 조기 전직 기회를 주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한 인력 구조 효율화를 위해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청 대상은 이달 말 기준 15년 이상 근속한 40살(1983년 1월생까지) 이상 직원이다. 1968∼1970년생(52∼54살) 관리자급에는 최대 36개월치 월 평균 임금, 책임자와 행원급에는 일괄적으로 36개월치 월 평균 임금, 1971∼1983년 1월생(40∼51살)에는 24개월치 월 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50대 직원에 한해서는 자녀학자금과 의료비, 재취업·전직지원금 등을 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일 신한은행도 44살 이상 계약직 직원과 58살 이상 부지점장 이상 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엔에이치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을 통해 493명이 퇴사했고,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19∼27일 접수를 받았다. 케이비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접수를 받고 오는 18일 퇴사 절차를 마무리한다.
은행권은 20년 넘게 거의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해왔다. 과거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성장해오면서 50대 이상 직원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젊은 행원 고용 여력을 늘리고자 인력 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에서 16조6542억원의 순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은행들은 이와 무관하게 직원들 요구가 있는 만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 은행 노조 관계자는 “대부분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두고 있는 관리자급”이라며 “요새는 오히려 희망퇴직을 안 한다고 하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도 “강제성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5대 은행에서 2310명이 짐을 쌌고, 올해도 퇴직 조건이 비슷해 퇴사자 규모는 작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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