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운용자산이 총 6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자산운용사다. 연합뉴스
지난달 기업 대출이 10조5천억원 늘면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은행신탁 포함)의 기업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0조5천억원 늘어난 1179조7천억원이었다. 11월만 놓고 보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 10월(13조7천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다소 축소됐으나, 8월(8조7천억원)과 9월(9조4천억원)보다는 확대됐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 증가세가 계속됐다. 대기업은 지난달 6조5천억원의 증가 폭을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9조3천억원 늘었던 지난 10월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지난달 4조원 늘었다.
이는 회사채 발행 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운전자금에 대한 수요는 계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회사채는 1조1천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오히려 뱉어냈다는 뜻이다.
가계대출은 감소 폭이 다시 확대됐다. 지난 9월(-1조3천억원)과 10월(-7천억원)에 이어 지난달(-1조원)까지 세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10월 1조3천억원에서 지난달 1조원으로 축소되고, 기타대출의 감소세가 계속된 영향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10월 2천억원 늘었으나 지난달에는 1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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