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태도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한때 2300 아래로 내려갔으나 등락을 거듭한 끝에 2300선을 지켰다. 원-달러 환율은 6.40원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70(0.33%) 내린 2329.17에 거래를 마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투자심리가 냉각되며 39.42(-1.69%) 내린 2297.45에 장이 시작됐으나 장중 낙폭을 회복하며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877억원, 외국인은 172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58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3.51%), 삼성에스디아이(SDI)(1.93%), 엘지(LG)화학(1.64%) 등 2차전지 종목이 일제히 2∼3%대 상승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차전지 대표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 발표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감을 반영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0.67%), 삼성바이오로직스(-0.34%), 에스케이(SK)하이닉스(-2.13%), 현대차(-1.82%), 기아(-2.57%), 그리고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 네이버(-2.87%)와 카카오(-4.21%), 의무보호예수 물량이 이날 풀린 카카오페이(-3.21%)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3.24(0.46%) 하락한 694.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9원 오른 1425.3원에 출발한 뒤 전날보다 10원 이상 오르기도 했으나 점차 오름폭을 다소 줄여 6.40원 오른 1423.8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급등세로 출발했으나 한국은행이 긴급 시장상황회의를 개최하면서 상승 폭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통화정책 전환을 꾀할 거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실망 매물’로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을 보이며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코스피는 직전 저점인 2150선을 하단으로 하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고, 대신증권은 “여러 경제지표까지 부진한 상황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코스피가 2000선 초반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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