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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단독] 수은, 한화 자회사 잔여 지분 매입에 1천억 특혜 지원

등록 2022-10-18 15:48수정 2022-10-19 02:46

삼성 보유 한화임팩트 지분 매입에 특혜성 지원
사진은 지난 2015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015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연합뉴스
한국수출입은행이 한화그룹 계열사에 자회사 지분 매입 자금으로 1천억원을 대출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수출기업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수은이 재벌 기업 간 지분 거래에, 시중은행보다 저리 혜택이 주어지는 정책자금 1천억원을 대출한 것은 특혜성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8월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에 각각 500억원을 만기 3년 조건으로 대출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아이(SDI)가 보유한 한화임팩트 지분 24.1%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 일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이미 한화임팩트(옛 삼성종합화학) 지분 75.2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 매입은 지난 2015년 한화가 삼성으로부터 한화임팩트를 인수할 때 남겨뒀던 잔여 지분을 거둬들이는 성격이 강했다.

2015년 당시 한화는 삼성 측의 자금 회수를 위해 올해 4월까지 한화임팩트 상장을 마무리하거나, 상장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삼성 측에 풋옵션(지분을 매각할 권리)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해 6월 한화임팩트 상장을 돌연 포기하고 삼성이 보유한 잔여 지분을 1조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한화임팩트의 기업 가치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업 가치가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상장하는 것이 낫다고 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번 인수로 한화임팩트 지분 52.07%를 보유하게 된 한화에너지의 경우 한화 김승연 회장의 3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한화는 수은 측 대출 1천억원 등으로 삼성 측 지분과 함께 기미실업유한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0.70%까지 모두 사들이며 올해 8월 한화임팩트를 완전히 보유하게 됐다.

수은의 이번 대출은 금융위에서 추진하는 ‘K-뉴딜 금융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실소요자금의 최대 90%까지 저금리로 빌려주는 수출촉진자금을 통해 집행됐다. 수은의 여신세칙 제25조 제1항3호을 보면 수출촉진자금은 수출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인수를 통해 수출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수출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집행하도록 규정돼있다. 그러나 이번 인수는 한화가 이미 자회사로 거느린 회사의 잔여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라 신규 인수로 보기 어려운데다가, 한화가 이미 최대 주주인 상황에서 추가 지분 매입만 이뤄진 터라 수출 확대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지도 분명하지 않다.

수은은 “한화그룹이 100%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수소에너지 등 신성장산업 진출을 위한 신속한 투자의사 결정 및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지원했다”면서도 “향후 여신심사 단계에서 정책적 지원 필요성과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더욱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혜영 의원은 “수은이 여신 목적에도 맞지 않는 재벌 대기업 간 지분 매매 과정에 대출을 제공한 것은 명백한 특혜다. 여신이 승인된 전 과정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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