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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환율, 연말 1500원 간다”…외화 확보액 괜찮다지만 ‘초긴장’

등록 2022-09-22 16:52수정 2022-09-23 02:44

1400원대 뚫리면서 내년 초까지 뛸 가능성
미 긴축 강도 더 세져…달러 유동성은 괜찮은 편
22일 원-달러 환율은 15.5원 오른 1,409.7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2일 원-달러 환율은 15.5원 오른 1,409.7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온 1400원대가 결국 뚫리면서 이제는 연말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시장에서 나온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50원 오른 1409.7원에 마감했다. 지금까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건 1997년 ‘자율변동 환율제’ 도입 이후 외환위기(1997~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단 두 차례뿐이었다. 최근 외환당국이 시중은행에 달러 주문량을 실시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등 적극 개입에 나섰으나 시장의 강력한 1400원 돌파 시도를 끝내 막아내지 못했다. 금융시장 불안에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0.63%(14.90) 내린 2332.31에 장이 끝나면서 2330선 붕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승 요인(원화 가치 하락)이 훨씬 강해지며 가파르게 올라갔다. 간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말과 내년까지 정책금리를 더 빠르고 큰폭으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연준 위원들은 향후 도달할 정책금리를 각자 전망하는 점도표에서 올해 말 정책금리를 연 4.4%(중간값), 내년 말 금리를 연 4.6%(중간값)로 전망했다. 이전 6월 점도표의 정책금리 전망 중간값은 올해 말 3.4%, 내년 말 3.8%으로, 석달새 약 1%포인트가 높아졌다. 연준은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도 지난 전망치(1.7%)를 크게 하향 조정한 0.2%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과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더 높아졌으며,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빠르게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계정의 상품수지 적자 전환, 반도체 수출 둔화 가능성,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증가 등 국내 요인들까지 원화 가치를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

원화 약세를 강세로 방향으로 돌릴 변수가 마땅치 않으면서 연말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돌파 얘기도 나온다. 김승혁 엔에이치(NH)선물 연구원은 이날 “올해 3분기를 원-달러 환율 고점으로 봤지만, 이날 1400원을 돌파한 만큼 내년 초까지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며 “환율 상단치 전망을 1500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과거 경제위기를 떠올릴만한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위기감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고환율은 수입제품을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을 증가시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더 부추길 수 있다. 다만 역대 경제위기와 비교해 국내 달러 조달 상황은 아직 괜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명목환율 가격이 결정되는 외환시장과 달러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외화자금시장 양쪽을 함께 주시한다. 외환위기는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조달하기 어려워지면서 달러 유동성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한다. 외화자금시장 쪽이 얼마나 잘 버틸지가 중요한 이유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국내은행 및 외국은행 국내지점에서 외화 자금이 빠져나가도, 전체 은행의 외화자금 확보액 대비 유출액 비중은 56.4%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은행권이 충격에 대응할 외화자금은 충분히 확보해 두고 있다는 뜻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 금융위기 등에 비해 현재 우리의 대외건전성 지표들은 양호한 상황이다”며 “연기금 등 국내거주자의 해외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애로 해소 등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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