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4.7원 오른 1315.0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원자재가격 상승과 달러화 강세, 원-달러 환율 변동성 완화 개입 등으로 지난 2분기말 우리 경제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41.9%로 10년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말 국제투자대차대조표를 보면, 만기 1년미만의 단기외채는 1838억달러, 중앙은행 준비자산(외환보유고 총액)은 438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단기외채비율은 41.9%로, 2012년 2분기(4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분기말(38.2%)보다 3.7%포인트 높아졌다.
단기외채 증가를 주도한 건 예금취급기관(은행 및 비은행권)의 달러 차입금(2분기말 973억달러)으로, 1분기말 대비 132억달러나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중앙은행 준비자산은 2분기말 4383억달러로, 1분기말 대비 195억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단기외채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과 해외 직접투자 확대 등으로 기업의 외화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수요를 충족해주기 위한 은행들의 외화 단기차입금이 증가했고, 준비자산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 완화를 위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조처(보유 달러 매각)와 달러화 강세로 외환보유고 총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국은행 국내지점(35개)들이 통화 차익거래를 위해 본사로부터 달러를 단기 투자자금으로 차입해 들여온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소재지 기준이라서 외은지점도 국내거주자로 분류돼, 이 자금이 단기외채에 포함된다. 한은은 “단기외채 증가와 준비자산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인데, 전반적인 과거 단기외채비율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라 우리 경제에 큰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2분기말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7441억달러로 전분기대비 481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2조1235억달러)은 거주자의 증권투자(-684억달러)를 중심으로 전분기말 대비 658억달러 감소했는데, 대외금융부채(1조3794억달러)가 비거주자의 증권투자(-1378억달러)가 줄면서 전분기말 대비 1139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자산·부채에서 주식·펀드·파생금융상품·직접투자지분을 뺀 ‘확정’ 금융자산·부채인 대외채권·채무 쪽을 보면, 2분기말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61억달러로 전분기말에 비해 396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1조482억달러)은 전분기말 대비 317억달러 감소했는데, 중앙은행 준비자산이 전분기말 대비 195억달러 감소하고 증권·보험·자산운용사의 부채성증권(채권)이 미 국채 가격 하락에 따라 128억달러 줄었다. 대외채무는 6620억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79억달러 증가했는데,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 증가(132억달러)가 주로 작용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