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 3만 선이 무너지면서 전장보다 41.69포인트(1.70%) 내린 2409.72로 개장해 장중 2400선이 무너졌다. 연합뉴스
미국·한국 등 전 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진행 중인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로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17일 ‘5만전자’로 전락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1% 내린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6만원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020년 11월4일(5만8500원) 이후 1년7개월만이다. 장 초반 2.46% 떨어진 5만94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이 4360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861억원, 362억원 순매수했다. 5만9천원대 후반에서 ‘6만전자 탈환’과 ‘5만전자’ 향방을 놓고 시장 투자자들 사이에 팽팽한 ‘전망 격돌’이 벌어지면서 거래량이 2881만주까지 폭증했다. 지난 3월24일 이후 하루 최대 거래량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미국의 물가 폭등에 따른 긴축 우려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7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5일까지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앞서 16일 삼성전자는 8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6만전자’ 붕괴를 피하는 듯했으나, 이날 경기 침체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투자 심리가 재차 얼어붙었다.
지난 한 주간(13∼17일) 삼성전자 주가는 6.27% 떨어졌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5조원 가량 증발했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도 종전 8만8천원에서 7만9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할 경우 5만3천원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03% 밀린 9만64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5만전자’ 충격과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장 한때 2400선 밑까지 내려앉았다. 장중 낙폭을 축소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10.48(0.43%) 내린 2440.93에 장을 마쳤다. 2409.72로 개장해 장 초반 한때 2% 넘게 떨어지며 2396.47까지 하락했다. 코스피가 장중 2400 선이 붕괴된 건 2020년 11월5일(2370.85)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6(0.43%) 내린 798.69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800선을 다시 내줬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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