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4월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배당 지급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친 결과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4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4월(-40억2천만달러) 이후 2년 만에 적자 전환이다. 경상수지는 외국과 상품·서비스를 사고 판 결과로 경제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계절적 요인이 컸다. 매년 4월은 국내 기업의 외국인 배당이 집중되는 시기라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 4월에도 경상수지 내 본원소득수지는 -32억5천만달러로 전월 11억5천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내국인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의 차액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이 겹쳤다. 4월에는 경상수지 내 상품수지(수출액-수입액) 흑자 규모도 크게 줄었다. 4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589억3천만달러로 호조세를 이어갔지만,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559억8천만달러)이 전년보다 16.5% 더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9억5천만달러로 전년(49억5천만달러) 대비 20억달러 감소했다. 전월(56억4천만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26억9천만달러 축소됐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상품 수출이 견조한 흐름이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급증하면서 경상수지 내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계절적 배당 요인이 더해져 2년 만에 처음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무역수지에 이어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아서면서 ‘쌍둥이 적자’ 우려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수지 내 상품수지와 비슷하게 수출입 차이를 집계하는 무역수지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4∼5월 두 달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한은은 경상수지의 경우 다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부장은 “5월 통관 기준 수출입차(무역수지)가 17억1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상품수지 통계와는 집계 항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의 경우 5월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는 무역수지보다 집계 범위가 넓으며, 선박 수주와 중계무역순수출 등 최근 한국이 호황을 보이는 부분이 지표에 더 반영된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1~6월) 경상수지는 총 210억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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