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원-달러 환율은 12.3원 오른 1255.0원으로 개장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7일 원-달러 환율이 또 15.0원 올랐다. 지난 한달간(5월6일~6월7일·총거래일 20일) 오르고내리는 폭이 ‘8원 이상’이었던 날이 10일이나 될 정도로 수시로 출렁이며 변동성이 커졌다. 외환당국은 “국내 외환시장보다는 역외시장에서 해외투자자 세력이 환율의 변동성과 방향을 결정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5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15.0원 급등했다. 지난해 2월26일(15.7원) 이후 상승폭이 가장 크다. 이날 환율은 12.3원 오른 1255.0원에 출발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1259.9원까지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전망으로 달러 선호심리가 강해졌다. 전날 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연 3% 돌파)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최근 가격 흐름을 보면, 원-달러 변동폭이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5월5일~6월 6일 지수 101.67~104.85) 변동폭보다 더 크다. 요즘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개장하자마자 전일대비 10원 이상 급등·급락하면서 출발하는 날이 빈번해졌다. 하루 만에 전날 상승분이나 하락분을 그대로 되돌리며 출렁인다. 지난달 5일 미 연준의 금리인상 빅스텝(0.5%포인트) 이후 이날까지 총 거래일 20일 동안 하루 ‘10원 이상’ 변동(종가 기준)한 날이 6번이고, ‘8원 이상’ 변동한 날은 10번에 이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딜러들의 투기적 수요 거래는 별로 감지되지 않는다. 가격 변동성이 커 어느 한쪽으로 베팅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금은 밤 사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해외투자자들이 글로벌 리스크 요인 변화에 따라 달러를 매도·매수하는 행동을 하면서 달러의 향방을 결정하고, 이 움직임이 그대로 아침에 우리 외환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변동성이 크다보니 외환시장에서 외화거래량도 급증세다. 한은 쪽은 “작년에는 서울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대체로 100억달러 안팎이었는데 지난달 말에는 하루 186억달러까지 거래됐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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