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1·4·5월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은행 등 금융권에서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최근에는 ‘연 5% 이자’를 주는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주식·코인 등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안전 자산으로 눈길을 돌리는 금융 소비자들이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3일 보도자료를 내어 “최대 연 5%를 받을 수 있는 코드케이(K) 자유적금이 출시 이틀 만에 10만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 1일부터 은행 앱 공지를 통해 계좌 1만개에 한해 우대금리 연 2% 이벤트(가입 기간 1년 시 연 4.6%, 2년 연 4.7%, 3년 연 5%)를 진행했는데 출시 당일 빠르게 1만 계좌가 다 찼고, 2일 자정까지 계좌 수가 10만4229개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은행은 일단 2일 자정까지 가입한 고객들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하고 향후 추가로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연 5%’대 예·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는 분위기다. 케이비(KB)저축은행은 가입 기간 100일 동안 최대 2000만원까지 넣고 최대 연 5%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케이비꿀적금’ 상품을 이달 말까지 1만 계좌 한정 판매한다. 기존 금리 연 2.2%에 해당 은행에 처음 가입하는 고객이라면 우대금리 연 2.8%를 받아 최대 연 5%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밖에도 엔에이치(NH)저축은행의 엔에이치 에프아이씨(FIC) 올바른지구 정기적금은 기본금리 2.5%에 각종 우대금리까지 모두 받을 경우 최대 연 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융 소비자들이 비교적 금리가 높아진 예·적금상품 쪽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2일 국내 5대 은행(케이비국민, 신한, 하나, 우리, 엔에이치농협)이 밝힌 5월 말 기준 예·적금 잔액은 716조5365억원이다. 4월 말보다 19조9374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역머니무브란 시중 자금이 주식 등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은행 예·적금 쪽으로 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가계대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5월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1조3302억원 줄어든 701조615억원이다. 지난해 말 709조529억원이었던 가계대출이 다섯달 만에 7조9914억원 줄어든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506조6723억원으로 전달보다 5245억원 줄며 내림세로 바뀌었다. 개인 신용대출은 올해 1월부터 감소세다. 지난해 말 139조5572억원이었던 신용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31조7993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7579억원이나 줄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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