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추이. 한국은행
은행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연 4%를 돌파해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잇딴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금리 상승에 이어 시중은행 대출금리 급등으로 빠르게 파급되면서 가계대출(잔액 1752조7천억원·3월말) 이자부담도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금액별 가중평균)는 3월(3.98%) 대비 0.07%포인트(p) 상승한 4.05%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3월(연 4.0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저신용 대출자 비중 확대 등으로 일반신용 대출금리가 한달 새 0.16%포인트 치솟은 연 5.62%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06%포인트 오른 3.90%로, 2013년 3월(3.97%)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인 코픽스(COFIX)와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등 지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비은행권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의 일반대출 금리가 3월에 비해 0.45%포인트나 올라 연 9.69%로 뛰었다.
가계대출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 최근 기준금리를 연 1.75%로 올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2~3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가계대출의 기준금리 민감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예금은행의 3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19.2%로 3월(19.5%)보다 0.3%포인트 떨어져, 시중금리 변동에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변동금리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전달에 비해 0.06%포인트 상승한 3.45%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한 3.17%,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0.10%포인트 오른 3.67%로 나타났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수신금리를 보면, 전체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대비 0.13%포인트 상승한 연 1.87%로 파악됐다. 순수저축성예금(정기예금·적금 등)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정기예금(+0.11%포인트)을 중심으로 올랐다.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는 1.70%포인트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축소됐다.
잔액기준으로 보면 4월말 예금은행의 총대출금리는 연 3.36%로 전월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총수신금리는 연 1.01%로 전월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총대출금리와 총수신금리 차는 2.35%포인트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확대됐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