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주택의 시장 매매가격을 해당 주택의 내재가치와 비교했을 때 이 차이가 서울·아파트에서 가장 높고 변동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규제 완화는 서울지역 아파트의 자산가치를 상승시키는 반면, 서울과 대체관계에 있는 지방 아파트 자산가치는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실증분석한 ‘자산으로서 우리나라 주택의 특징’ 보고서를 보면, 2003~2020년 서울지역 아파트의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의 차이’(괴리도)는 +0.1~-0.2(내재가치와 매매가격이 똑같으면 괴리도=0. +는 매매가격이 더 높은 상태, -는 그 반대) 사이를 오갔다. 보고서는 “지역별로 서울, 주택유형별로 아파트에서 이 괴리도가 높게 나타났다. 변동폭도 서울지역, 아파트가 큰 모습이었다”며 “과거의 주택평균매매가격이 내재가치에 근접한 것으로 보는 분석모형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내재가치는 소득·금리·임차료·주택공급 변수 등을 활용해 한은이 추정·산출한 것으로, 내구재로서 주택상품의 사용가치를 그대로 뜻하는 건 아니다. 즉 현재 서울 아파트가격에 끼어 있는 버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다.
주택대출규제 완화, 조달비용(시장금리) 상승, 주택공급 증가 등 주택정책의 변동 충격이 주택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2008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주택매매가격·주택거래량·여수신금리·경제성장률 등 경제변수를 고려한 분석에서, 대출규제완화(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조정)가 이뤄지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자산가치를 상승시키고, 지방 아파트의 자산가치는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대출규제가 완화되면 서울지역 고가 아파트의 구입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주택의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자산으로서 대체관계에 있는 지방 아파트 수요는 감소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반면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매매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지역 및 주택유형에 관계 없이 매매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택공급 증가는 지역에 상관없이 아파트, 단독주택 등 모든 유형의 주택 매매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지방은 주택공급 증가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효과가 단독주택보다 아파트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장금리상승도 모든 지역에서 주택 매매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주택이 소비재(주거서비스)로서보다는 자산(매매 및 가치저장)으로서 성격이 강한 서울지역 주택의 자산가치를 주로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상승에 따른 주택 매매가격 하락 효과는 아파트에서 뚜렷했는데, 단독주택 가격은 상승한 뒤에 시차를 두고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우리나라 아파트는 구조·입지 등에서 주택으로서 동질성이 높아 매매가 쉽고 자산으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금리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효과는 주로 서울지역에 국한되었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