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회사채 발행액이 두달 연속 감소했다. 시중 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회사채를 사려는 투자자도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도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2022년 3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을 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은 12조9001억원으로 전월보다 8.5% 줄었다. 2월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회사채 발행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발행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금리(AA-, 3년 만기)는 지난해 8월만 해도 연 1.8%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선 연 3.6%까지 뛰어올랐다.
만기 동안 정해진 이자를 받는 채권은 금리상승기에는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요가 준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불할 비용이 늘기 때문에 발행을 꺼린다. 금리 상승기에는 회사채 공급과 수요 모두 위축된다는 얘기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상승 추세와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회사채 투자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낸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 및 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기초체력이 저하되면서 하반기에도 회사채 수요는 선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등 재무 구조가 튼실하지 않은 기업들은 앞으로도 회사채 발행에 쉽께 뛰어들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고상범 금융위 금융시장분석과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른다는 예상이 있고 그 정점이 언제인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투자자와 기업이 모두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갈 거라는 시장의 의견이 일치하면 다시 자금조달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