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우려로 환율과 금리가 다시 뜀박질하고 있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원 급등(원화가치 급락)한 1233.1원으로 마감했다. 원화환율이 달러당 1230원대로 올라온 것은 지난달 16일 이후 처음이다. 12일(현지 시각) 발표되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가 더 높이 날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관측이 미 국채금리와 달러화를 밀어올렸다. 현지 전문기관들은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월(전년 대비 7.9%) 수준을 뛰어넘는 8.4%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로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지난 8일 한때 저항선인 100을 돌파해 약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이들의 채권 순투자(매수-매도-만기상환)도 지난달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외환시장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등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지급이 이번 주에 몰려있다는 점도 변수다. 외국인 주주들이 본국 송금을 위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날 국채 금리도 3년물이 9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제히 상승(국채가격 하락)했다.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199%포인트 급등한 연 3.186%로 마감했다. 2012년 7월11일(3.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도 3.305%로 거래를 마쳐 2014년 6월16일(3.31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에 진입하면서 일각에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금리의 기준점 구실을 하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채와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이에 따라 향후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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