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등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모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비중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정부로부터 사업 인가를 받을 때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약속한 바 있다.
7일 인터넷전문은행 쪽 얘기를 들어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말 현재 중·저신용자(신용등급 4등급 이하) 신용대출 잔액은 2조7천억원으로 전체 가계 신용대출 대비 비중은 20%다. 지난해 말에 견줘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포인트 뛰어오른 것이지만 지난해 5월 정부와 소비자에게 제시한 ‘2021년 말 목표치’(20.8%)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11월 고신용자 신용대출 취급 중단이라는 고육책까지 동원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케이뱅크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 은행의 3월 말 현재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20% 수준으로, 지난해 말 목표치(21.5%)를 밑돈다. 특히 이 은행은 지난해 목표치 달성은커녕 한 해 전(2020년, 21.4%)보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비중은 16.6%였다. 이 은행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9년 4월부터 1년 넘게 자본 부족으로 대출 영업을 전면 중단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지난 3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1.55%로 인터넷 은행 3사 가운데 가장 높다. 하지만 자신들이 제시한 지난해 말 목표(34.9%)에도 이르지 못했다.
이런 양상은 신용 분석 노하우와 대출 관리 역량의 한계를 이들 은행들이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특히 시장 금리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대출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는 터라 앞으로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뒤따른다. 카뱅과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각각 제시한 올해 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25%, 25%, 42%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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