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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시민단체, 하나금융 함영주 손 들어준 국민연금 성토

등록 2022-03-25 12:13수정 2022-03-25 14:17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선임안 찬성에
“의결권 지침 어긋나고 일관성도 상실
소송 제기해 함 후보 책임 물어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건물. 국민연금공단 제공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건물. 국민연금공단 제공
국민연금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안 찬성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의결권 행사지침에 어긋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앞으로 함 부회장의 법적·경영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25일 경제개혁연대⋅경실련⋅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는 공동성명을 내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의 해외금리연계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고 이 징계가 정당하다는 서울행정법원의 1차 판단이 있었다”며 이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라 ‘반대 의결권’ 행사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기준에는 법원 등 국가기관의 1차 판단이나 검찰 기소 등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기업가치 훼손 등의 침해 이력이 있으면 이사 선임에 반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열린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앞에서 금융정의연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 등 관계자들이 함영주 부회장의 차기 회장 선임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열린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앞에서 금융정의연대,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 등 관계자들이 함영주 부회장의 차기 회장 선임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는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이 과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임안,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안, 올해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재선임안 등에 반대한 사례에 비춰 일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2020년 3월 주총을 통해 선임된 손 회장에 대해서는 디엘에프 불완전판매에 관한 책임을 들어, 조 회장에 대해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채용비리 혐의를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특히 손 회장은 당시 1심 판결이 나오기도 전이었다.

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기관투자자서비스(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함 후보에 대한 반대 투표 권고에도 국민연금이 이를 외면한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시민단체는 “당시 손태승·조용병 모두 지분 구성상 국민연금이 반대해도 선임이 예측됐다”며 “이번엔 실제로 부결되는 상황을 우려해 찬성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함 후보는 하나은행 대표이사로서 법적·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국민연금은 앞으로 이중대표소송(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을 상대로 내는 소송) 등을 적극 검토해 최대주주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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