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대표이사 윤호영)가 경력 개발자를 최소 100명 이상 대규모 공개 채용한다. 지난해 상장 당시 약속한 인재 영입에 대한 투자 약속을 실천하는 동시에 올 하반기 개인사업자 관련 대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카뱅은 3일 서버 개발, 금융 정보기술(IT), 모바일 등 8개 부문 28개 직무에서 총 세 자릿 수의 경력 개발자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은행이 경력 개발자를 세 자릿수로 뽑겠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소 100명 이상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지원자 상황에 따라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게 은행 쪽 설명이다. 앞서 카뱅은 지난해 8월 상장을 앞두고 3년 동안 500억원을 신규 인력 채용에 쓴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카뱅의 임직원 수는 모두 1135명이다. 이 중 개발자는 약 50%다.
카뱅이 개발자를 대규모로 뽑으려는 것은 올해 예정된 카뱅의 사업계획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호영 카뱅 대표는 지난달 9일 기업설명회(IR)에서 “개인사업자에 대한 수신·대출 상품 두 가지를 동시에 출시해서 기업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개인, 사업자금 구분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유아이(UI·사용자환경)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로 영업 6년 차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여신, 수신 포트폴리오를 ‘개인’에서 ‘기업’으로 공격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사업 전략 속에 이번 개발자 대규모 채용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카뱅과 경쟁하는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개발자가 중요하다. 여러 사람이 할 일을 개발자 1명이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개발자들이 많아야 협업을 하면서 보다 좋게 내부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으니 (사업 확장을 앞두고) 채용에 공을 들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번 공채는 서류→코딩 테스트→1·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처음으로 자기소개서 제출 과정을 없애고 1, 2차 면접을 한 날에 시행키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카뱅 관계자는 “개발자들이 면접을 보려면 휴가를 내야 하는데 (면접에 여러 날이 걸리는 등)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 전형을 짧게 하기로 했다. 자소서보다는 코딩 테스트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합격자에게는 만 3년 근속 시 한 달 동안의 유급 휴가와 휴가비 200만원을 제공한다. 서류 접수 기간은 오는 13일까지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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