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가 전월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코픽스 하락은 지난해 5월(4월 취급액 기준) 이후 9개월 만이다. 향후 주담대 변동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완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은행연합회가 15일 발표한 ‘2022년 1월 기준 코픽스’를 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4%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에스시(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한국시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을 반영해 코픽스도 상승 또는 하락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린 터여서 1월 기준 신규 코픽스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기조에 따라 대출 수급량 자체가 적어지면서 은행들의 정기예금 등 자금조달비용도 따라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정부 규제 때문에 대출 수요에 한계가 있다”며 “대출 수요가 많을 경우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금리 혜택을 부여하며 정기예금 가입을 독려할 텐데 현재는 그런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은이 지난달 14일 기준금리를 올린 터라 은행 조달비용이 늘었다고 해도 한 달 치 조달비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하락이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발표된 코픽스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치가 보름분만 반영됐기 때문에 다음 달 코픽스를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지수 발표가 다소 의아하다. 이자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는 좀 더 봐야 한다”고 했다.
일단 이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의 하락으로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0.05%포인트 내려간다. 케이비(KB)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따를 경우 15일 기준 3.73∼5.23%에서 16일부터 3.68∼5.18%로 낮아진다.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도 15일 3.88∼4.89%에서 16일부터 3.83∼4.84%로 하향 조정된다.
1월 말 잔액 기준 코픽스는 1.37%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올랐고,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1.08%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잔액 기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달리 소폭 상승했지만 증가 폭은 전월 증가 폭(각각 0.11%포인트, 0.09%포인트)보다 작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돼 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까지 포함한다. 잔액 기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지만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에 새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되는 터라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하게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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