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금융감독원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하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손실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 운용 현황’을 보면 지난해 3분기 이엘에스 발행액은 11조6천억원으로 전분기(16조8천억원)보다 30.8% 감소했다. 홍콩 주가지수 하락으로 이엘에스 투자수요가 감소한 게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3분기 홍콩에이치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엘에스(이하 홍콩에이치지수 이엘에스) 발행액(2개 이상 지수를 혼합한 상품도 포함)은 4조4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4천억원(32.4%) 줄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이엘에스 발행액(9조4천억원)도 전분기보다 2조4천억원(20.3%)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영향으로 지난해 홍콩 증시가 부진하자 홍콩에이치지수 이엘에스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콩에이치지수는 지난해 2월17일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인 1만2228.6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20일 연중 최저치인 8042.7로 낮아져 최고치 대비 34.2%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이엘에스는 기초자산 가격이 45% 이상 떨어지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다. 홍콩에이치지수가 최고점일 때 이엘에스에 투자한 경우 지수가 6700 수준으로 떨어지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손실 확정은 최종 만기 때 주가지수에 따라 결정된다.
금감원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홍콩에이치지수 이엘에스 발행잔액의 약 75%는 원금손실(Knock-In) 발생 지수 구간이 4782~5795이다. 나머지 이엘에스도 아직은 원금손실 구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현재 손실을 본 사례는 없다고 한다.
금감원은 “현재 시점에서 투자자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홍콩에이치지수 하락 추세가 길어질 경우 만기상환 때 손실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어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어 “지난해 하반기 들어 증시 하락으로 인한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엘에스 발행사의 잠재 위험 및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율, 금리, 원자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인 디엘에스(DLS) 발행액도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 3분기 디엘에스 발행액은 3조원으로 2020년 3분기(6조2천억원) 이후 4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 조기 내지 만기 상환된 이엘에스 상품의 투자수익률은 연평균 3.8%로 전분기(3.4%)보다 소폭 올랐고, 디엘에스 투자수익률은 -2.2%로 전분기(-0.2%)보다 나빠졌다. 디엘에스 손실의 대부분은 원유가 기초자산인 상품에서 발생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