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내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료 인상률이 1·2세대는 16%, 3세대는 8.9%로 결정됐다.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할 경우 1년간 납입보험료의 절반을 할인받는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31일 공동으로 보도설명자료를 내어 “1·2세대 실손보험은 내년에 평균 16% 인상되고 3세대 실손보험은 지난해부터 적용했던 한시적인 할인혜택(8.9%)을 종료할 예정”이라며 “실손보험의 전체 평균 인상률은 14.2%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험료 인상률은 업계 자율로 정하는 게 원칙이지만 ‘보험료율을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보험업법 규정에 따라 업계는 매년 금융당국과 인상률을 협의해왔다.

업계의 설명을 들어보면 보험사들은 적자가 많이 나는 1·2세대 실손보험은 법적 상한선인 25% 가까이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금융위원회가 대폭 낮추라고 요구하면서 평균 16% 수준에서 결정됐다.

3세대 실손보험은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적용한 보험료 할인 폭(8.9%)을 종료하겠다는 요구를 했고 금융위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안내한 내년 보험료 인상률은 전체 보험사의 평균 수준으로 가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가입한 상품의 종류, 연령, 보험회사의 손해율 상황에 따라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년간(2017~2020년) 실손보험료는 연평균 13.4% 증가했다. 실손보험료는 보통 3·5년마다 갱신되므로 올해 갱신주기가 도래한 가입자는 3~5년치 인상률을 한꺼번에 적용받아 최소 40% 이상 오른 고지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향후 6개월간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1~3세대 가입자에게는 1년간 납입보험료의 절반을 할인해주기로 했다. 현재 가입하고 있는 보험회사의 상품으로 전환하는 경우에 한한다. 시행시기는 보험사가 협의해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1세대 실손보험(2009년 9월 이전)은 병원 치료 시 가입자 부담금이 없고 보장범위가 넓다. 가입자 혜택이 큰 만큼 일부 가입자들의 과잉 의료로 보험사가 적자를 보고 있다. 2세대부터(2009년 10월~2017년 3월)는 가입자 부담금이 생겼고 3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부터는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별도 특약으로 분리했다. 하지만 보험사의 적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4세대 실손보험은 기본 보험료를 낮춘 대신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보험료를 많이 내도록 설계됐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