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년 9월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을 찾았다. 왼쪽은 김부겸 국무총리.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08년 조세 회피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뉴스타파>가 7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취재하고 있는 ‘판도라 페이퍼스’ 파일을 분석하던 중 “이재용 부회장의 역외 법인 설립 관련 문서가 역외 금융서비스 업체인 ‘트라이던트 트러스트’의 고객 관리 파일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 서류상 회사인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을 2008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자본금은 5만달러(1달러짜리 주식 5만주를 발행)로 돼 있는데, 이 부회장이 단일 주주로 올라와 있다.
해당 파일에 첨부돼 있는 주식증서엔 이 부회장의 이름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소도 써 있다. 증서 발급일은 2008년 5월2일로, 실제 이날 이 부회장이 이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타파>는 해석했다.
이 페이퍼컴퍼니가 설립된 시기는 2008년 3월에서 5월 사이로, 당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촉발된 특검 수사와 그 후폭풍이 일던 시기와 겹친다. <뉴스타파>는 “차명 이사를 내세워 주인이 노출되지 않게 만든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 명의의 회사를 설립했더라도 관련 업무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돼 사실 파악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가 삼성 내부에서 나온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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