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대기번호 7196등. 토스뱅크를 바로 쓰실 수 있어요.’
출근길 모바일로 토스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 신분증 등록 등 가입, 인증 절차를 마치자 곧바로 조건 없이 연 2% 이자를 매달 나눠 받을 수 있는 토스뱅크 통장이 개설됐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 300원을 돌려준다는 체크카드도 발급됐다. ‘내 대출한도 보기’를 클릭하자 오늘 기준 토스뱅크에서 빌릴 수 있는 대출 한도와 예상 금리가 떴다.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데에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3호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가 5일 공식 출범하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한 토스뱅크 사전신청에는 4일까지 105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몰렸지만, 토스뱅크 쪽은 출범 당일 1만명에 한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전신청은 지인들에게 많이 소개할수록 빠른 대기번호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충성 고객에 대한 보답인 동시에 화제를 모아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은 사전신청 참여 순서대로 알림 메시지를 받은 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은행 쪽은 10월 안에 사전신청자 100만여명 모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토스뱅크가 확정, 공개한 대출 상품은 크게 4가지다. 5일 기준 △연 2.76∼15% 금리로 최대 2억7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신용대출’ △연 4.49∼14.48%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리는 ‘사잇돌 대출’ △사용한 만큼 이자 연 3.26%∼13.10%가 붙는 최대 1억5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 △연 3.56∼14.92% 금리 50만∼300만원 한도의 ‘비상금 대출’ 등이 그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자신에게 적용되는 대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하고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고객의 신용도 변화에 따른 대출금리와 한도 변화를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알림으로 미리 알려주고, 고객의 신용 점수가 개선돼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조건이 되면 은행이 먼저 상시금리 인하 요구를 실행하라는 알림 보낼 계획이다.
예고했던 대로 토스뱅크 통장을 개설하는 모든 이용자에게 전월 실적 등 아무런 조건 없이 매달 셋째 주 금요일 통장에 남아있는 예금에 대해 연 2% 이자로 지급하기로 했다. 다른 은행 송금, 은행 자동화기기(ATM) 입출금, 증명서 발급 등 모든 거래 과정에 수수료는 없다.
그밖에 토스뱅크 체크카드로 △대중교통 △택시 △편의점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5개 분야에서 결제 시 하루 한 차례 300원씩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한 달에 최대 4만65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사용 금액의 3%씩 즉시 현금으로 돌려준다.
이날 유튜브 생중계로 이뤄진 토스뱅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가 조건 없이 통장 이용자에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 2% 수신금리는 물론 다른 은행 대비 높지만, 현재 조달 금리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며, 충분히 감당 가능한 비용구조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은 세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으로 앞으로 이들 은행의 3파전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신용대출 등 상품의 한도를 축소하거나 금리를 올리고, 시중은행들 역시 정부 방침대로 각종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을 개시한 토스뱅크가 이용자에게 현재 내놓은 상품의 파격적인 조건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스뱅크는 내년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라이센스를 획득하려고 정부와 협의를 막 시작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최성희 토스뱅크 론 스쿼드 프로덕트 오너는 “고객이 스스로 발품 팔지 않아도,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맞는 1금융권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고신용자 중심의 기존 1금융권 은행과 비교해 확실히 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석 데이터 사이언스팀 리더는 “기존 시장에서 중저신용자로 분류되어 1금융권 신용대출이 어려웠던 고객의 30% 이상이 토스뱅크를 통해서 혁신적인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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