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로 분류되는 10~30대가 올 상반기에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이 40조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하면서 불어난 청년 세대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청년 세대의 빚투 속도는 다른 연령층이나 그 전해에 견줘선 주춤하고 있다.
3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증권사의 연령대별 신용거래융자, 예탁증권담보융자 현황을 보면, 올 상반기 10~30대의 신규 대출액은 42조2857억원이다. 신용거래를 위한 대출과 기존 주식을 담보로 빌린 투자액의 합계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층의 신규 대출금액(217조4412억원)의 19.4%에 해당한다.
청년층의 빚투는 지난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실제 지난 한 해 청년층의 신규 대출 증가율은 72.5%로, 전체 증가율(70%)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신규 대출액 중 청년층 비중도 지난 2018년(17.8%)과 2019년(19.6%)보다 높은 19.9%였다. 청년층의 신규 대출이 전체 신규대출을 이끄는 흐름이었던 셈이다.
다만 올해 들어선 청년층의 신규 대출 속도는 다른 연령층에 견줘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청년층의 올 상반기 신규대출 비중은 2020년 말(19.9%)보다 다소 떨어진 19.4%였다. 올 상반기 신규 대출은 50대 이상 장·노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청년층의 주식시장 진입은 올해에도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올해 신규 개설된 증권 계좌(2115만개) 중 절반이 넘는 1172만개가 청년층이 만든 계좌였다. 또한 지난 6월말 현재 청년층 계좌 잔고는 141조1026억원으로 2019년 말(57조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장혜영 의원은 “우리나라의 부동산자산 쏠림 현상을 고려할 때, 청년 세대가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상황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빚을 내서 투자를 무리하게 늘릴 경우 자산가격 변동 등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