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에 부착된 대출 안내문.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의 9월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보다 5% 가까이 늘어 정부의 올해 총량관리 목표치에 근접했다. 은행들은 남은 기간 더욱 빡빡하게 대출 총량 관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은행의 9월말 여수신 잔액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5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887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9% 증가했다. 정부는 시중은행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대로 유지해달라고 요구했는데, 3분기까지 이미 목표치의 턱밑까지 찼다.
지난 8월 하순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있는 농협은행은 12월 말 대비 9월 말 증가율이 7.3%로, 8월 말까지 증가율(7.6%)보다 다소 줄었다. 하지만 농협은행 대출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로 다른 은행들의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9월 말 대출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4.9% 증가했다. 8월 말까지 증가율이 3.6%였는데 한달 만에 1.3%포인트 늘어났다. 신한은행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8월 말까지는 2.3%였다가 지난달 말 3%로 0.7%포인트 늘었다. 하나은행은 8월 말 증가율 4.6%에서 9월 말 5.2%로 0.6%포인트 증가했고, 우리은행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8월 말 3.4%에서 9월 말 4%로 0.6%포인트 늘었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중단·축소는 계속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세보증금을 증액하는 경우 전세대출은 증액분만 내어주는 것으로 바꾸고 집단대출 한도도 줄였다. 이날부터 카카오뱅크도 고신용자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한다.
정부가 2금융권에도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저축은행, 보험사, 카드사 대출도 속속 한도가 축소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보다 낮은 ‘4%대’로 관리하겠다고 밝혔고, 이달 중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 발표를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대출받기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