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코인원·코빗이 8일 시중은행에서 고객의 실명계좌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 빗썸·코인원과 고객의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빗썸도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농협은행으로부터 위험평가 심사를 마치고 실명계좌 계약 체결 및 확인서 발급을 마쳤다”며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으며 이후 절차에 맞춰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빗썸과 코인원에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 전까지 거래소 간 코인 전동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래블룰은 코인 보유자가 자산을 다른 거래소로 옮길 때 거래소가 송·수신자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다. 이때문에 빗썸이 농협으로부터 실명계좌 확인서를 발급받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농협은행이 빗썸이 제안한 대안을 받아들여 기존 요구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진다.
빗썸은 “농협은행과 논의한 결과 자금세탁위험을 막는 솔루션을 찾았다”며 “이에 따라 고객신원확인 및 지갑주소 확인 절차를 한 고객은 원화 마켓(원화거래 및 입출금)을 비롯한 기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확인서를 발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코빗도 조만간 금융정보분석원에 사업자 신고를 할 계획이다.
앞서 업비트가 지난달 20일 케이뱅크와 고객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연장하고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가장 먼저 금융당국에 사업자 신고를 했다. 현재 금융정보분석원의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오는 25일부터는 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은행에서 실명계좌를 제공받지 못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현금 입출금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이 기한 내 은행 실명계좌를 받지 못하면 코인 간 거래만 중개하거나 영업을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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