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한국형 뉴딜펀드 브로셔. 자료: 한국성장금융
한국성장금융의 투자운용본부장에 관련 경력이 없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오는 16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신임 투자운용2본부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창업·혁신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자 2016년 만들어진 운용 전문 기관이다. 케이디비(KDB)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증권금융,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등이 출자한 성장사다리펀드가 전신이다. 한국판 뉴딜사업을 지원하는 뉴딜펀드 등 정책자금을 조성해 벤처캐피탈 등 투자운용사들에 자금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뉴딜펀드는 현 정부의 대표적인 금융 프로젝트 중 하나다.
황 전 행정관은 투자운용2본부장으로서 뉴딜펀드 운용 등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운용2본부는 뉴딜펀드운용실, 구조혁신실, 운용지원팀 등을 두고 있다.
그러나 황 전 행정관은 투자운용과 관련한 경력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기획조정국장을 거쳐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이어 2017∼2019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뒤 2019년 은행권이 출자해 만든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상임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에도 준공공기관 성격의 금융기관 감사로 옮겼다며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성장금융 쪽은 주총 개최 사실은 맞지만 황 전 행정관의 내정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성장금융은 지난달 초 투자운용본부를 1본부와 2본부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국성장금융 쪽은 “1본부는 민간 펀드 부문을, 2본부는 공공·정책 펀드 부문을 맡는다”며 “사업규모가 커져서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성장금융의 운용 모펀드 규모는 2017년 1조9천억원에서 2020년 4조8천억원으로, 총 조성금액은 같은 기간 7조5천억원에서 22조7천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운용 모펀드 숫자는 2017년 3개에서 2020년 15개로, 관리 자펀드 숫자는 같은 기간 80개에서 232개로 늘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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