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이번주부터 0.2%포인트 안팎 오를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케이뱅크는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연 1.2%에서 1.4%로 올랐다. 신한은행은 30일 예·적금 금리를 0.2∼0.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으며, 엔에이치(NH)농협은행은 9월1일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다음주 초 예·적금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케이비(KB)국민·하나·우리은행도 이르면 이번주에 예·적금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르면 9월 초 기준금리 인상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주부터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일제히 인상될 예정이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조만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신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도 따라 오르기 때문이다. 9월에 오르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10월 15일 발표되는 ‘코픽스(COFIX) 금리'에 반영된다. 수신상품 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코픽스 금리'는 주담대 변동금리를 산정하는 주요 지표다. 따라서 10월에 새로 나가는 주담대부터 대출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정부의 창구지도로 은행들의 각종 대출이 속속 중단 또는 제한되자, 최근 1주일새 신용대출 증가 폭이 6배로 뛰는 등 가수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용대출 한도가 곧 연봉 이내로 축소된다는 소식에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의 26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143조1804억원으로 지난 20일 이후 7일 만에 2조8820억원 증가했다. 이런 증가액은 직전 1주일(13∼19일)보다 약 6.2배나 많은 것이다. 특히, 신용대출 가운데 한도대출, 이른바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주일새 2조6921억원이나 늘었다. 증가액이 직전 1주일보다 7.8배나 많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은 모두 1만5366개가 새로 개설됐는데, 이는 전주(9520개)보다 61% 많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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