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다만 시가총액은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게임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크래프톤 주가는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인 10일 공모가(49만8천원) 대비 하한가(-10%)인 44만850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10분 현재 46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가총액은 22조5176억원으로 기존 게임대장주 엔씨소프트(18조901억원)를 앞지르며 코스피 17위(보통주 기준)에 올랐다. 일본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전날 시총(19조6939억원)도 넘어섰다.
크래프톤의 가장 큰 위험은 단일게임 의존도가 높다는데 있다. 매출액의 97%가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온다. 상장 초기 유통가능한 주식이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전체 상장주식(4889만8070주)의 39.05%(1909만3426주)에 해당하는 물량이 상장 첫날부터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22.6%), 에스케이아이이티(SKIET·15.04%),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1.63%) 등과 견줘 높다. 기관투자자가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44.91%)도 대형 공모주치고는 낮은 편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공모가 기준 시총(24조4천억원)은 엔씨소프트 대비 30~40%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으로 게임업 단일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유지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크래프톤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기관 수요예측(243.15대1)과 일반청약(7.8대1)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일반 청약 증거금은 5조358억원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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