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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카뱅 첫날 시가총액 11위, 포스코도 제쳤다

등록 2021-08-06 18:15수정 2021-08-07 02:33

6만9800원 상한가 마감
공모가보다 79% 급등
시총 33조1620억…KB의 1.5배
금융대장주 등극 파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뱅크 본사. 연합뉴스
‘플랫폼의 힘’을 앞세운 카카오뱅크가 증시 상장 첫날 국내 금융 대장주 자리는 물론 코스피 시가총액 11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6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가는 공모가(3만9천원)보다 79%(3만800원) 급등한 6만98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이날 2282억원을 순매수한 영향으로 시초가 대비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총은 33조1620억원으로 포스코를 제치고 11위에 올랐다. 국내 금융지주 1위인 케이비(KB)금융의 시총(21조7052억원·19위)과 격차는 11조5천억원 가량 벌어졌다. 영업을 시작한 지 갓 4년이 지난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보험·증권·카드사 등을 거느린 거대 금융지주사들을 추월해 국내 금융업계 시총 1위에 오르는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단순한 은행을 넘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금융플랫폼이라는 주장에 시장이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은행들에는 디지털 채널 강화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의 이날 성적표는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증권사 7곳이 제시한 카카오뱅크의 적정 주가는 2만4천~6만4천원으로 편차가 컸다. 공모가를 밑돌 것으로 점친 증권사가 4곳에 달했다. 증권사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곤혹스러워했다. 카카오뱅크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하더라도 자산이나 이익 규모에서 압도적인 리딩뱅크를 뛰어넘기는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카뱅의 지난해 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케이비금융과 신한지주의 3조4천억원대에 비할 수준이 못된다. 올해 1분기 순익도 이들 금융지주의 3.6%에 불과하다. 또 카카오뱅크 역시 기본적으로 은행이기 때문에 공적 규제로 인해 상품 차별화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금융산업이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시기에 현재의 외형이나 수익성보다는 금융 플랫폼의 파괴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카카오뱅크처럼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회사가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이에 따라 대면 채널 기반의 소매금융에 익숙한 기존 금융회사의 점유율은 큰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앱 월간 활성화 사용자수(MAU)는 1330만명으로, 1000만명 안팎인 케이비금융과 신한지주를 이미 넘어섰다. 정준섭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시중은행의 앱은 플랫폼이라기보다는 고객의 점포 방문을 대체하는 수단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플랫폼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엠제트(MZ) 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부각도 카카오뱅크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앱 사용자 중 10~30대 비중은 34.7%인 반면 카뱅은 49.6%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적정주가를 6만4000원으로 가장 높게 제시한 구경회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세계적으로도 ‘챌린저 뱅크’(신규 설립된 모험적 성격의 은행)의 성공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과 점포망이 없는 비대면 금융모델을 갖춘 카카오뱅크는 국내은행 시총 1위의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가 약속과 달리 우량고객 중심의 대출에 집중해온 영업행태는 극복해야 할 숙제다. 지난해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10.2%에 그쳤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 때 사업계획에서 밝힌 30.8%는 물론 은행 평균 24.2%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에 금융당국은 2023년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은행의 공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건전성 악화를 막으려면 중금리대출 확대 과정에서 대손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구경회 연구원은 “일반은행보다 훨씬 높은 가치부여가 장기적으로 정당화되려면 고객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용위험 평가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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