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지역의 주택가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최근 1년간 가계대출 증가분의 절반 가량은 20~30대를 말하는 ‘엠제트’(MZ) 세대가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층이 빚을 내 주택 구매나 주식, 가상자산 투자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은행이 20·30대에 빌려준 가계대출 규모는 올해 3월말 현재 총 259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3월보다 44조7천억원(30대 33조8천억원, 20대 10조9천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총 가계대출 증가분 88조1천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또한 같은 기간 40대의 가계대출 증가분(22조8천억원)보다 두배나 많다. 50대는 10조9천억원, 60대 이상은 9조7천억원 늘었다.
김한정 의원은 “총 가계대출 증가분 중 엠제트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33.7%에서 2020년 45.5%로 상승했으나, 2021년 중에는 50.7%로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부동산 패닉바잉을 위한 자금 수요에다 주식가격 상승, 코인투자 열풍 등의 자금 수요 증가로 발생한 ‘빚투’와 ‘영끌’의 결과”라고 말했다.
세부내역별로 보면, 올해 3월말 20·30대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182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조7천억원(30대 23조3천억원, 20대 8조4천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총 주담대 증가분(56조3천억원)의 55.8%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20·30대가 12조9천억원 증가해, 같은 기간 총 증가분의 40.6%를 차지했다.
김한정 의원은 “상환능력이 부족한 엠제트 세대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고 있어 걱정된다”며 “금융감독당국은 이들의 부채 관리 및 부실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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