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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인플레 우려 키우는 ‘공급망 병목’ 언제까지

등록 2021-06-17 17:22수정 2021-06-18 02:48

중국 항만 정체로 세계공급망 교란
미 제조업 자재 공급난 42년만에 최악
중국 남서부의 한 항구에서 벌크선이 철광석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남서부의 한 항구에서 벌크선이 철광석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물가상승을 촉발한 원자재 공급망 병목현상이 악화하고 있다. 수요는 늘고 있는데 항구가 정체돼 자재 배송시간이 느려지고 해상운임은 급등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의 운임·용선료인 발틱운임지수(BDI)가 5% 급등해 3176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393까지 떨어졌던 이 지수는 지난달 5일엔 3266까지 치솟아 11년 내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항구 교통량 체증으로 원자재 인도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특히 철광석을 수송하는 대형선의 운임은 6거래일만에 68% 폭등했다. 최대 철광석 소비국인 중국 정부의 개입에도 재고가 소진되면서 철광석 가격이 반등한 영향을 받았다.

공산품을 운반하는 컨테이너 운임비용은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5% 올라 5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수출물량의 24%를 차지하는 광둥성 통제에 나서면서 주요 항만에 운송 지연이 발생했다. <시엔비시>(CNBC) 방송은 “많은 선박들의 목적지가 북아메리카라는 점에서, 중국의 항만 위기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하고 세계 공급망을 교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 원유를 빼면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목재가격은 지난달 최고점을 찍은 이후 40% 가량 하락했다. 구리 가격은 톤당 1만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옥수수 가격도 4월 중순 이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원자재 값 하락세는 공급량이 수요를 충족시키는 지점까지 다가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원자재 값이 내리면 운임지수의 상승세도 지속되기 어렵다. 화물값이 떨어지는데 뱃삯만 오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사 찰스슈왑은 “여름이 지나면 항구의 정체 현상이 다소 풀려 인도시간이 단축되고 운임 상승세도 누그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병목 현상은 미국 경제지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5월 제조업지수의 세부항목을 보면, 주문 뒤 자재를 인도받는데 걸리는 ‘공급자 운송시간 지수’가 78.8로 197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기준선인 50보다 높을수록 제조업체가 자재를 납품받기 위해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밀려드는 주문을 생산이 따라가지 못해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배송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실제 5월 신규주문(67)은 전월(64.3)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생산(62.5→58.5)은 두달 연속 감소했다. 고객 재고(28.4→28.0)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부족한 공급분을 재고 소진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재가격 결정의 주도권이 공급자에게 넘어가 물가 상승을 자극하게 된다. 공급관리자협회 5월 보고서를 보면, 17개 산업에서 원자재에 대한 지불가격이 높아졌다. 결국 공급자 운송시간이 정점을 통과해야 병목현상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 물가가 진정될 수 있다. 정여경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공급자 운송시간이 정점을 찍으면 2개월 뒤 자재가격도 고점을 통과했다”며 “향후 물류 상황이 개선되면 물가부담도 덜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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