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9일 ‘2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상반기 3.7%, 하반기 3.9%)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0.4%포인트 높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1.0%였다.
한경연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같고 한국은행(4.0%)보다는 낮다. 정부는 4%이상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3.7%, 3.8%이다. 성장률 전망을 두고 3%대와 4%대로 나뉜 국면이나 조금씩 높여 잡는 분위기라는 점에선 같다.
한경연은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데 대해 “세계 경기의 빠른 회복세에 따른 수출 호조가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주도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지난 한해 -2.4% 역성장을 기록했던 수출은 주요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및 적극적인 백신 보급 영향으로 올해 9.6%까지 늘 것으로 한경연은 내다보고 있다. 민간소비는 가계 소득 기반 약화,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 상환 부담 탓에 2.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 백신 보급 지연도 소비를 일정하게 제약할 요인으로 꼽혔다.
설비투자는 수출 호조 영향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설비투자는 9.0% 수준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투자는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 영향으로 지난해의 부진(-0.1%)에서 벗어나 2.1%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건축 규제 및 공공 재건축에 대한 반발 기조로 실질적인 회복은 하반기에 이르러 제한적인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한경연은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5%에서 올해 1.8%로 큰 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국제유가 회복, 집세를 비롯한 주거비 상승이 물가를 밀어올려 정부의 물가안정목표 상한선(2%)에 근접할 것이란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13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기회복세·인플레이션 가능성 확대 같은 달러화 강세 요인과 중국 위안화 절상·국내 경기회복 등 강세 제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
한경연은 올해 경제성장 경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원활한 대처 여부 및 백신 보급 속도”를 꼽았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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