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주요 정책 및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산업계 주요 이슈로 떠올라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전망에 대해 “안타깝게도 단시일 내에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차량용 반도체란 게 각 자동차 제조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하나하나 맞춤형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측면이 있고, 인증을 거쳐야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공급난 해소에) 시간이 걸린다”며 “세계적인 파운드리 캐파(생산역량)나 수급 불균형 상태를 볼 때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고 산업부로서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부 차원에서 공급난 해소 노력을 해왔고 6월에는 4~5월보다는 나아지긴 했는데 수급이 완전히 풀리긴 하반기도 자신할 수 없다”며 “업계와 같이 최대한 노력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역량을 늘려가는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여부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이 이 협정 가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시각에서 보고 있는데 아직 가시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움직임을 보고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산업 정책이 최근엔 대기업 육성 쪽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문 장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눠서 보기보다는 생태계 중심으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소재, 부품, 장비 분야를 지원하면서 그런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만 하더라도 밖에선 삼성전자, 에스케이(SK)하이닉스만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소·부·장’ 기업이 있고 생태계 안에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 문 장관은 “국내에 24기 원전이 가동 중이고 신한울 1·2호기까지 완성돼 가동되면 26기까지 늘어, 땅이나 인구에 비교해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때 원전 수출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한 데 대한 지적에는 “안전성 문제와 함께 원전 기술을 유지해 나가는 숙제도 있다”고 답했다. 국내 원전 수를 줄여나가는 중에도 앞으로 60년 이상 가동되기 때문에 수출 길을 뚫어 산업을 유지해야 할 상황이며 미국과 협력하기로 한 것도 그 일환이란 설명이다.
문 장관은 산업부의 주요 과제로 ‘핵심산업의 공급망 강화’를 꼽고 지난달 ‘반도체 전략’ 발표에 이어 7월에는 ‘배터리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 산업에서 핵심 중의 핵심은 인재”라며 “핵심산업의 브레인(인재) 확보 전략을 가급적 연내에 만들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산업 등에서 문제 되는 인력 미스매치(수급 불일치)를 푸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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