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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암참 “이재용 사면 건의, 정치적 뜻 없다”

등록 2021-05-20 14:38수정 2021-05-21 02:44

파이낸셜타임스 “암참, 이재용 구명 활동”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미묘한 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청와대에 서한을 보내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명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대해 암참 쪽은 20일 “서한을 보낸 것은 지난주”라고 확인하며 “정치적인 뜻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암참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유의미한 대화가 이뤄지려면 최고의 반도체 회사인 삼성 수뇌부가 (이번 정상회담 일정에) 동행해야 함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 대해 경제적인 차원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한에 정치적인 뜻은 전혀 없고, 그런 표현도 없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주에 청와대 쪽에 레터(서한)를 전달했는데, 어느 부서에 어느 날 도착했는지는 알지 못해 날짜를 특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암참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 위주로 꾸려진 이익 단체 성격이며 회원사는 800개 남짓이다. 암참의 서한 발송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이뤄졌다. 이 부회장 사면 문제가 회담 의제로 거론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암참은 서한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업체인 삼성이 미국 바이든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는 데 완전히 참여하지 않으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의 지위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삼성에서 가장 중요한 임원(이재용 부회장)의 ‘사면’(pardon)은 미국과 한국에 있어 최선의 경제적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암참의 이재용 사면 촉구는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춰 나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미국 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벌일 예정으로 19일 출국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글로벌 반도체 부족이 심해지면서 자동차뿐 아니라 전 산업으로 그 여파가 미치면서 미국의 반도체 자립은 중요한 정치적, 경제적 현안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두고는 경제단체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으며, 국내 정치권 전반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 사면론을 제기해온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또 <한국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반도체와 백신 부분에서 미국의 요청이 있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사면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다”며 “민주당 내에서 (사면) 찬반이 팽팽하다”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인식이 너무 강한데, 이번 기회에 돈 많은 사람들은 죗값을 덜 받는다는 인식을 깨보는 것이 삼성과 대한민국 전체를 봐도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신 관련 역할론에 대해선 “이 부회장이 백신과 관련해 ‘로봇 태권브이’ 같은데, 백신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심우삼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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