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책임은 없고 지위와 급여만…총수 4명 중 1명 ‘미등기 임원’

등록 2021-05-20 04:59수정 2021-05-20 10:50

전문경영인의 9배 급여 미등기 총수도
“오너 일가의 급여 기준 명확히 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 어디에서도 등기임원 명단 중 그룹 총수인 이명희 회장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씨제이(CJ)그룹 이재현 회장 이름도 계열 상장사 등기임원 항목에 들어 있지 않다.

이재현 CJ 회장
이재현 CJ 회장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재벌)의 동일인(총수)에 해당함에도 미등기 상태로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인물로는 이들 이외에도 한화 김승연 회장, 이랜드 박성수 회장,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등이 있다.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 삼천리 이만득 회장,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유진 유경선 회장도 마찬가지다. 상법상 주식회사는 회의체기관인 이사회 구성원(임원)을 선임해 등기부에 등재해야 한다. 회사 경영과 관련한 법적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기 위해서다. 회사 내부의 일반적 ‘직책’에 해당하는 미등기임원과는 구별된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19일 기업분석 전문 기관인 한국시엑스오(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2020년 기준 공정위 지정 기업집단 64곳을 포함한 국내 200대 그룹을 추려 분석한 결과를 보면, 총수급 지배주주 200명 중 그룹 내 상장사 이사회 구성원(등기임원)으로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전체의 27%인 54명에 이른다. 4명 중 1명꼴이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신세계의 경우, 총수인 이명희 회장뿐 아니라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과 두 자녀인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도 임원으로 등재해 높은 보수를 받으면서 미등기 상태로 돼 있다. 신세계 총수 일가가 신세계와 이마트 등에서 지난해 받은 급여는 모두 142억3600만원(이 회장과 정 명예회장 각 39억5400만원, 정 부회장 33억6800만원, 정 사장 29억6000만원)으로 파악됐다.

신세계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한 정용진 부회장은 각각 2009년과 2011년부터 신세계와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다가 2013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런 그가 지난해 받은 급여는 이마트 경영 최고책임자인 전문경영인 강희석 대표이사(20억9200만원)보다 13억원가량 많았다. 경영에 대한 권한과 총수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고 급여는 더 많이 받으면서도 정작 법적 책임은 지지 않아도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대목이다.

신세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박문덕 회장은 하이트진로에서만 지난해 53억80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전문경영인 김인규 대표이사가 받은 5억8100만원의 9.3배에 이른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도 비슷한 예다. 장 회장의 보수는 41억원으로 전문경영인 김연극 대표이사 사장(5억9800만원)의 6.9배에 이르렀다. 씨제이그룹 이재현 회장이 씨제이(주)에서 67억1700만원을 받을 때 김홍기 대표이사는 20억원을 받아 3.3배 격차를 나타냈다.

이와 달리 카카오, 넷마블, 에스케이(SK)에선 전문경영인 쪽 보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지난해 보수는 5억3200만원으로, 여민수 대표이사(64억8000만원)보다 훨씬 적었다. 넷마블, 에스케이 또한 전문경영인(권영식 대표 44억1800만원, 장동현 대표 46억원) 보수가 총수(방준혁 이사회 의장 23억6600만원, 최태원 회장 33억원)쪽보다 높았다.

오일선 소장은 “오너가 전문경영인보다 월등히 높은 급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더욱이 이사회 멤버도 아니면서 대표이사(CEO)보다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면 이에 대한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등에서 오너들의 급여 수준을 책정하는 데 좀 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는 제안이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담화 동시에 코스피 발작 급락…한국 경제 덮친 ‘윤석열 리스크’ 1.

담화 동시에 코스피 발작 급락…한국 경제 덮친 ‘윤석열 리스크’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담화에…주가·원화가치 상승분 반납 2.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담화에…주가·원화가치 상승분 반납

서부내륙고속도로 평택~부여 94㎞ 구간 10일 개통 3.

서부내륙고속도로 평택~부여 94㎞ 구간 10일 개통

‘GTX-A’ 운정중앙~서울역 28일 개통…파주~서울 22분 만에 4.

‘GTX-A’ 운정중앙~서울역 28일 개통…파주~서울 22분 만에

명품 아울렛까지 들어간 다이소…경쟁력은 어디서? 5.

명품 아울렛까지 들어간 다이소…경쟁력은 어디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