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65만2천명 늘어 6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고용률이 전 연령대에서 상승하고 비경제활동인구도 두 달 연속 감소하는 등 고용 회복세가 보였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취업자 수는 2721만4천명으로 1년 전 같은 달과 견줘 65만2천명 늘었다.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4월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014년 8월(67만명) 이후 최대치인데, 지난해 4월 취업자 수가 47만6천명 감소한 터라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국내 생산과 소비 확대, 수출 호조 등 경기 회복과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되고, 지난해 4월 고용 충격의 기저효과가 반영돼 취업자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월별 고용 추세를 비교할 수 있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봐도 취업자 수는 3개월 연속 증가세다. 계절조정 기준 4월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6만8천명 증가했다. 지난 2월(53만2천명 증가)과 3월(12만8천명 증가)보다 증가 폭은 다소 줄었지만, 고용 개선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간의 일자리 증가가 최근 취업자 개선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라며 “4월 고용동향의 경우 절반 이상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전체 취업자 증가분 65만2천명 가운데 재정 일자리에 해당하는 공공행정과 보건복지 부문 취업자를 제외하고도 34만8천명이 증가했다. 기재부는 지난 2∼4월 증가한 72만8천개의 일자리 가운데 약 60% 이상이 민간 부문 일자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용률과 실업률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나타났다. 15살 이상 전체 고용률은 60.4%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모든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고루 올랐는데 이는 201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전체 실업률은 4%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떨어졌고, 실업자 수는 114만7천명으로 2만5천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32만4천명 줄어든 1666만7천명이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고, 2014년 4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전체 실업률이 감소한 가운데 청년층(15∼29살) 실업률은 10%로 0.7%포인트 상승했다. 30대 실업률도 3.6%로 0.1%포인트 상승했다.
30대의 고용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60살 이상(46만9천명), 20대(13만2천명), 50대(11만3천명)는 취업자가 늘었으나 30대(-9만8천명)와 40대(-1만2천명)는 줄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30대 ‘쉬었음’ 인구는 두 달 연속 2만6천명(10.7%)씩 증가하기도 했다. 통계청은 “30대에서 취업 진입장벽이 있어 아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30대가 제조업·도소매업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데 제조업 일자리는 20대를 중심으로 많이 증가했고, 도소매업은 여전히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되는데 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날 <한겨레>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20년 2월 대비 계절조정 취업자 수 증감을 분석한 결과, 올해 4월 취업자 수는 29만6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102만3천명), 2월(-49만1천명), 3월(-36만3천명)에 이어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코로나19가 고용에 입힌 상흔은 여전한 셈이다.
‘계절조정’ 취업자 수는 원자료에서 구직 시즌·졸업 등 계절에 따른 변동요인을 제거한 값을 말한다. 전년 동월 간 비교가 아니라 수개월 내 변화를 비교하는 방식이라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위기를 짚어보는데 용이하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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