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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2% 넘은 소비자물가…인플레이션 우려는 “시기상조”

등록 2021-05-04 17:05수정 2021-05-05 02:43

지난해 4월 저물가로 ‘기저효과’ 작용
집세·개인서비스 등 체감물가도 상승
4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한 해 전보다 2.3% 올랐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7.9% 뛰었다. 사진은 이날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장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4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한 해 전보다 2.3% 올랐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7.9% 뛰었다. 사진은 이날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코너에서 장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4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3% 올라 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발 디플레이션’을 걱정했지만, 1년 만에 상황이 뒤바뀌어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경기가 모처럼 활력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질 경우, 부양책 축소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15년=100)는 107.39로 1년 전보다 2.3% 올랐다.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2%)를 넘어선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0%대를 이어왔지만, 올해 2월(1.1%) 1%를 돌파한 뒤 3월(1.5%)과 4월 연이어 오름폭을 키웠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도 부쩍 뛰었다. 실제로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되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8%나 올랐다. 특히 집세, 개인서비스 등 서민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품목의 오름폭이 컸다. 집세는 지난해보다 1.2% 올라 2017년 12월(1.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세는 1.6% 올라 2018년 4월(1.7%) 이후 최대였고, 월세도 0.7% 올라 2014년 10월(0.7%) 이후 상승률이 가장 컸다. 외식비(1.9%)나 보험서비스료(9.7%), 공동주택관리비(4.4%) 등 개인서비스 가격도 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물가 급등은 ‘기저효과’ 탓이 크다고 보고있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로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로 매우 낮았던 때와 비교한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올해 2분기(4∼6월)는 공급측 요인에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며 “3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간 기준으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물가 상승을 이끈 국제유가에도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지난해 4월 배럴당 20.9달러(두바이유)까지 폭락해 최저점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지난 2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60달러 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휘발유 13.9%, 경유 15.2%, 자동차용 엘피지(LPG)는 9.5% 올랐다.

채소류 등 농축수산물 가격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의 영향으로 최근 농축수산물 가격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상승폭 둔화세가 보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파(270%), 사과(51.5%), 달걀(36.9%), 고춧가루(35.3%) 등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지만 “시기상조”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물가 상승률 확대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국제유가 상승세가 60달러 수준에서 진정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넘기는 했지만, 주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올랐다”며 “향후 국제유가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해 2.6%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에 우려 대해 시종일관 “기저효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실제 인플레이션 가능성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많이 높아진 점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믿으면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변화 추이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혜 이정훈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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