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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SK바사’·‘피비파마’…부르다가 숨 넘어갈 상장사 이름들

등록 2021-04-02 15:05수정 2021-04-02 15:11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피비파마’라는 이름으로 상장했다가 한 달 만에 회사명과 같은 종목명으로 되돌아왔다. 긴 이름에 얽힌 소동이었다. 지난 2월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신관 로비에서 열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기념식 장면. 임재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오른쪽)이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에게 상장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거래소 제공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피비파마’라는 이름으로 상장했다가 한 달 만에 회사명과 같은 종목명으로 되돌아왔다. 긴 이름에 얽힌 소동이었다. 지난 2월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신관 로비에서 열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기념식 장면. 임재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오른쪽)이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에게 상장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거래소 제공

‘삼바’에 이어 이제 ‘SK바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줄기와 가지 다 쳐낸 앙상한 축약어로 불리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이다. 언젠가부턴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도 일부 언론에서 가차 없이 쪼그라뜨린 이름으로 등장하곤 한다. 증시(코스피) 상장사인 데다 각각 회계조작 문제, 기업공개(IPO) 공모주 열풍으로 화제를 일으켜 연일 뉴스에 오르는 존재의 긴 이름은 쓰는 쪽이나 읽는 쪽 모두에게 난감하다.

지난 2월 5일 주식시장에선 상장사의 긴 이름 탓에 작은 소동이 일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서 검색되지 않아 어리둥절해 한 투자자들이 많았다. ‘피비파마’란 종목명으로 등록됐다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탓이다. 피비파마란 이름에 머리 손질하는 곳이냐는 농담 같은 질문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는 상장 초기 주가 급락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공식 사명의 글자 수가 많아 6자 내외로 권고하는 거래소의 지침에 따라 간략하게 표현한 종목명”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 달 가량 지난 3월 2일 피비파마는 회사명과 같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라는 종목명으로 되돌아갔다. 회사 쪽은 “상장 때 ‘피비파마’로 정했으나,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통일하고, 양사의 사업 영역을 명확히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3월 1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종목명을 바꾼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긴 이름에 얽힌 사달이었다.

한국거래소 설명을 들어보면 종목명 길이를 6자 안팎으로 정하라는 식의 권고나 지침 따위는 없다. 다만, 데이터를 주고받는 상장 공시 시스템의 처리 한계 탓에 종목명의 길이는 ‘40바이트’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정보 처리의 기술적 문제라는 것이다. 영문이면 40자, 한글이면 20자까지 가능한 셈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10자, 20바이트’로 한도의 절반 수준이다. 상장 당시 거래소와 해당 회사 간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종목명이 길면 엠티에스(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같은 데서 조회도 쉽지 않아 (회사 쪽에서) 긴 이름을 선택할 인센티브(유인)는 낮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상장 종목 가운데 가장 긴 이름은 12글자의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이다. 피부임상 분야 서비스 업체로 지난해 9월 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제3시장인 코넥스 시장에 올라 있는 ‘라이프사이언스테크놀로지’가 최장 종목명 공동 1위다. 2017년 12월 21일 상장한 헬스케어 전문 기업이다. 코스피시장에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가장 긴 이름이다. 2019년 5월 옛 한국타이어에 긴 꼬리를 덧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와 함께 올해 주주총회에서 지배주주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화제를 뿌린 그 회사다.

거꾸로 회사명을 짧게 줄인 상장사 사례도 있다. 기아자동차는 사명을 ‘기아’로 줄여서 변경하는 안건을 지난달 22일 주주총회에 올려 의결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주총 때 “사명 변경은 업(業)의 확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종목명은 아직 ‘기아차’ 그대로다. 회사 관계자는 “주총 끝나고 등기부 등본을 포함해 이름(종목명)을 바꾸는 데 필요한 서류를 거래소에 제출했다”며 “다음 주쯤 바꾸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쪽은 “가능한 한 회사 이름과 종목명을 일치시키도록 권장할 뿐 종목명은 원칙적으로 해당 회사가 알아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영배 선임기자, 홍석재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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