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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폴크스바겐의 야심찬 배터리 전략…성공 열쇠는 ‘노스볼트’

등록 2021-03-16 18:12수정 2021-03-17 02:42

폴크스바겐 제공
폴크스바겐 제공
“앞으로는 배터리를 폴크스바겐의 핵심 사업으로 삼을 것입니다.”(폴크스바겐 그룹 컴포넌츠의 토마스 슈말 최고경영자)

독일 폴크스바겐의 선언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미국 테슬라에 이어 폴크스바겐 그룹도 ‘배터리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나섰다.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기업들인 만큼 배터리 업계에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폴크스바겐 그룹이 배터리 내재화에 성공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성공의 열쇠를 쥔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15일(현지시각) ‘파워 데이’를 열고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배터리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포트폴리오의 80%를 동일한 디자인의 각형 배터리로 통일하는 게 핵심이다. 규모의 경제를 강화해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유럽에서 총 240GWh 규모의 배터리 셀 생산 설비를 자체적으로 갖출 계획이다.

폴크스바겐 그룹 컴포넌츠의 외르크 타이히만 최고구매책임자는 “e-모빌리티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배터리가 핵심이며,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수직계열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배터리 데이’ 때 “테슬라는 (배터리) 제조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이다.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미국 이브이 세일즈(EV Sales) 집계를 보면, 지난해 폴크스바겐 그룹의 플러그인 전기차 점유율은 13.5%로 테슬라(16.0%)에 이은 2위다. 폴크스바겐 그룹마저 배터리를 내재화할 경우 기존 배터리 업계는 물론 완성차 업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폴크스바겐 그룹 전략의 성공 여부는 노스볼트에 달려 있다. 노스볼트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유럽 생산 물량 중에서 최소 3분의 1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배터리 내재화는 상당 부분 노스볼트의 기술 경쟁력을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슈말 최고경영자는 이날 “(배터리 양산을 위해) 노스볼트와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볼트의 기술 수준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노스볼트는 2016년 테슬라 임원 출신인 피터 칼슨이 설립한 곳으로, 한·중·일이 점령한 배터리 업계에서 사실상 유일한 유럽 업체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보다도 최소 5년 뒤처진 후발주자여서 양산 기술도 검증된 바가 없다. 다만 2019년부터 폴크스바겐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온 만큼, 눈여겨볼 만한 신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유럽투자은행 등의 적극적인 금융 지원으로 대규모 투자를 계속해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 중에서는 노스볼트와 SK이노베이션 정도를 유의미한 경쟁자로 본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특히 고성능 차종일수록 노스볼트의 배터리 기술에 기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폴크스바겐 그룹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노스볼트의 비중이 큰 스웨덴 셸레프테오 공장은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할 예정이다. 반면 폴크스바겐이 직접 운영하는 독일 잘츠기터 공장은 규격이 통일된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는 데 초점이 있다.

실제로 노스볼트는 최근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스볼트는 지난 10일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큐버그(Cuberg)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큐버그는 2015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스핀아웃한 업체로,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거론되는 리튬메탈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두 기업은 2025년까지 에너지 밀도가 리터당 1000Wh를 넘는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의 여파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는 휘청였다. 16일 엘지(LG)화학은 7.76% 떨어진 89만1000원에, SK이노베이션은 5.69% 하락한 21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각형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에스디아이(SDI)는 0.87% 하락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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