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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금감원 “우리·기업은행 라임펀드 피해자, 65∼78% 배상하라”

등록 2021-02-24 11:14수정 2021-02-24 16:35

분조위 결정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으로 피해를 본 이들이 지난해 2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배상을 촉구하는 모습. 강창광 선임기자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으로 피해를 본 이들이 지난해 2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배상을 촉구하는 모습. 강창광 선임기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라임펀드 투자손실 배상 비율을 65∼78%로 결정했다.

금감원 분조위는 두 은행을 통해 라임자산운용의 국내 투자 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입고 분조위에 부의된 투자 피해자 3명에 이렇게 배상하라고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원금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고 시력이 나빠 서류도 제대로 읽지 못한 80대 초고령자에게 위험상품을 판매한 경우는 원금의 78%를, 안전 상품을 원하는 소기업을 ‘공격투자형’ 투자자로 임의로 작성해 초고위험상품을 판매한 경우 68%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또 투자경험이 없고 정기 예금을 추천해 달라고 한 60대 은퇴자를 ‘위험중립형’ 투자자로 임의로 작성하고 투자대상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은 경우도 65%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배상비율이 산정된 근거를 살펴보면 분조위는 영업점 판매 직원의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30% 배상비율을 적용하고 설명의무나 적합성 원칙 가운데 하나만 위반한 경우 20%를, 상품 부당 권유가 인정될 경우 40%를 적용했다. 여기다 본점 차원의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을 고려해 은행별로 각각 25%(우리은행) 및 20%(기업은행)를 공통적으로 가산한 뒤 투자자별로 판매사의 책임 가중 사유와 투자자의 자기 책임 사유를 가감 조정해 최종 배상 비율을 산정했다. 예를 들어 고령투자자거나 계약서류가 부실한 경우 배상 비율을 가산하고 투자경험이 많거나 법인투자자인 경우 감산하는 식이다.

분조위에 부의되지 않은 나머지 투자피해자는 배상비율 40~80%, 법인은 30∼80% 선에서 배상비율을 정할 수 있다. 투자피해자 개인의 보상비율은 판매사의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 여부, 투자자의 투자 경험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분조위는 환매가 연기돼 손해가 확정되지 않은 사모펀드에 대해 판매사가 동의하는 경우 사후정산 방식으로 분쟁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펀드는 환매나 청산으로 손해가 확정돼야 손해 배상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수년을 기다려야 해 정신적 고통이 크다고 봐서다. 분조위가 우선 상환되지 않은 금액을 손해액으로 간주하고 분조위 배상비율을 적용해 배상하면 나중에 판매사가 실제 상환액을 산정해 초과분을 지급하는 식이다. 케이비(KB)증권이 가장 먼저 동의를 표명해 분조위에 부의된 투자자에 60∼70%로 배상하라는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였고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이에 동의해 분조위 절차가 개시됐다. 금감원은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면 두 은행을 통해 발생한 라임펀드 관련 미상환액 2989억원(1590계좌)에 대한 피해 구제가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우리은행이 판 라임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선 민법상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조항을 적용해 100% 원금 반환을 결정했다. 판매 시점에 이미 원금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를 허위로 전달한 점이 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할 만큼 중대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날 또 다른 우리은행 판매 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2호 관련 펀드에 대해선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만 적용했다. 판매사가 투자자 성향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거나 주요 투자 대상 자산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경우다. 분조위는 이런 행위가 불완전판매에 해당하지만 계약 자체를 취소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다만 분조위는 수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계약 취소 조항이 적용될 가능성은 열어뒀다. 분조위는 “라임 펀드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계약취소 등으로 재조정이 가능하다고 조정결정문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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